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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2023. 2. 28 오후 1:17:136 min read

금융기관의 클라우드 현황 및 전망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으로 올 한 해 경기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다보스포럼’)에서 기타 고피나트(Gita Gopinath) IMF 수석부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1

 

 

우리나라도 올 한 해 경기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은행연합회 김광수 회장은 연 초 신년사를 통해 “금융산업도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와 자금시장 경색 가능성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을 맞이할 것”이라며 “고금리, 고물가는 우리 경제와 금융산업이 다시 한번 고통의 시간을 감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금융권에서 IT 인프라 운영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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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금융사들은 인프라 유연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의 IT인프라를 통해 금융사들은 안정적이고 보안이 확보된 금융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민첩성이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누가 빨리 상품을 개발, 서비스하는지, 출시한 서비스의 방향을 되돌리거나 수정을 누가 더 빨리 대응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민첩성과 안정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금융사들의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이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기에 불경기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 금융사들도 한정된 IT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금융권의 IT투자는 경기에 요동치는 경향은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사와 같이 시황에 민감한 금융사들은 시장 분위기에 따라 IT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커 항상 경기 상황과 차세대시스템과 같은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 사업이 비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증권사를 포함해 비용효율성을 달성해야 하는 금융사들은 비용을 절약하고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금융사의 니즈에도 부합하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 인프라 도입입니다.

글로벌 금융사의 클라우드 전환

 

글로벌 금융사들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 뱅킹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Deutsche Bank) 2020년 차세대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로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은행은 2025년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해 파트너사의 서비스를 금융사 채널에 직접 구현하는 형태로 뱅킹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화이트 라벨링(White Labelling)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2022년 미국 은행인 웰스파고(Wells Fargo Bank)는 퍼블릭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이전하는 10년 이행계획에 착수했습니다. MS 애저와 협력해 레거시 시스템을 이전하고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고난이도 분석업무와 고급 워크로드를 이전할 계획입니다. 뱅크오브필리핀아일랜드(BPI, Bank of the Philippine Islands)’의 계열 저축은행인 뱅코(Banco)는 메인프레임 서비스를 코어뱅킹 시스템으로 사용하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반의 그린필드(Greenfiled) 기술 스택으로 마이그레이션했습니다. ‘그린필드(Greenfiled)’는 레거시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그와 별도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코어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신규 고객은 새로운 코어 시스템에 유치하고 레거시 시스템을 새 코어시스템으로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뱅크웨어글로벌은 글로벌 금융원의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에서 원격지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운영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클라우드 중심의 금융권 신사업 

국내에서도 클라우드 전환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의 신사업은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저축은행 등 중견 금융사들의 투자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청약 등 대형 트랜잭션이 몰리는 기간에 장애가 잦았던 금융투자업종에서도 클라우드 활용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업계는 2021년부터 비대면 주식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전반적인 IT인프라의 증설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특히 IPO(기업공개) 주관사를 맡은 일부 증권사들은 온라인 청약이 먹통이 되거나 상장 첫날 전산장애로 거래가 불능에 빠지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습니다. 평소 증권 일반적인 수준의 거래량이라면 HTS(홈트레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이 먹통이 될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3~5배 이상 급증하는 트래픽을 위해 별도의 IT자원을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에 현실적인 대안이 되는 것이 온디맨드 서비스 기반인 클라우드입니다.

 

 

 

신한금융투자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신한금융투자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MTS인 ‘신한 알파’의 이용 고객수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에는 7배까지 치솟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탄력적인 리소스 사용이 가능하고 시스템 구축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한편 비용절감을 위해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비중을 50%씩으로 하고 각 클라우드 및 내부 서버에 분산 처리를 구현했습니다.

 

대체로 증권사는 시세 데이터 송신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여러 컴퓨터에 데이터를 동시 송신하는 멀티캐스트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멀티캐스트 처리가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제약이 있어 수년째 클라우드 전환에 부정적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U2L 전환을 통해 혁신적인 인프라 기반을 마련했으며 2020년부터 본격적인 디지털전환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올해 신한금융투자는 차세대 정보 통신 기술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초연결(Hyper-connected) 시대에 걸맞는 ‘오픈 플랫폼’(개방형 플랫폼) 구축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 기반의 차세대 ICT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명 ‘프로젝트 메타’를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간 매년 당기순이익의 10%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메타’ 핵심은 현재 신한금융투자가 제공 중인 모든 증권 서비스를 ‘MSA’(Micro Service Architecture) 방식으로 잘게 쪼개 클라우드(Cloud·자원 공유)에서 제공하는 식입니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클라우드 전환은 보다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클라우드 통합운영센터에서 클라우드 통합 운영·관제를 시작키로 했습니다. 개별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사업자와 진행하던 퍼블릭 클라우드 운영·관제를 그룹 통합운영센터로 통일합니다.

 

SK증권

SK증권은 지난해 클라우드 기반의 AICC 구축을 마무리했습니다. 주사업자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코스콤은 SK증권의 사용자 편의성 강화를 위해 지능화된 고객 상담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SK증권은 네이버 클라우드 금융존에 호스팅돼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인 글로벌 컨택센터 솔루션인 브라이트 패턴(Bright Pattern)을 전면 도입했으며 향후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 고객센터’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할 계획입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2021년 말, 회사의 주식 및 채권, 각종 파생상품의 개발 운용 및 자기자본투자 업무 등을 위한 파생상품 분석업무를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 구축했습니다. 삼성증권은 또 파생상품 분석업무 서비스의 최대 가용성을 구현하기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의 재해복구(DR) 환경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저축은행 

저축은행 업계도 클라우드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최근 KB저축은행은 안정화 기간을 거쳐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차세대시스템은 키위뱅크를 비롯한 핵심업무인 계정계부터 비핵심업무인 정보계, 업무지원, 경영관리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스템을 KB금융그룹 클라우드 플랫폼인 'KB 원(One)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입니다. 저축은행 처음으로 금융업무 핵심인 코어뱅킹을 포함한 전체 주요 업무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했습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NHN클라우드와 저축은행 핵심 서비스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로써 상상인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멀티 클라우드(Multi Cloud)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기존 업계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기반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이번 NHN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데이터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오픈플랫폼(개방형 플랫폼) 기반의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상상인저축은행은 NHN클라우드 기반의 고도화된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자체 데이터 관리 역량을 높이고 나아가 전사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보안규제 수위완화로 클라우드 도입 본격화

이처럼 금융사의 클라우드 도입은 올해 보다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으로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및 망 분리 규제가 내년부터 완화되는 만큼 금융사들을 옥죄고 있었던 금융규제에 대한 부담을 덜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클라우드 이용 절차를 합리화하고 망분리 규제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개정안은 클라우드 이용업무의 중요도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업무 중요도에 따라 이용 절차를 차등화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업무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의 건전성 및 안전성 평가, 업무 연속성 계획, 안전성 확보조치 절차를 완화해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클라우드 이용 시 사전보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제출서류도 간소화하기로 했습니다.

 

금융 당국의 클라우드 및 망분리 등 보안규제 수위가 완화된 점도 금융권의 핵심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 기관들은 클라우드 도입 검토 시 반드시 전자금융 감독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오는 2023년부터 시행될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및 감독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141개에 이르던 CSP 평가 항목이 54개로 간소화됩니다. 비핵심 업무의 경우 16개 필수 항목만 평가합니다. 핵심 업무와 비핵심 업무 간 클라우드 이용을 구분하고 업무연속성계획, 안정성 확보조치 등에 대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비핵심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이 더욱 손쉬워질 전망입니다. 또한, CSP가 국내외 보안 인증 등을 취득한 때도 대체 항목에 대한 평가를 생략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처럼 핵심 업무와 비핵심 업무 간 클라우드 이용을 구분하고 업무연속성계획, 안정성 확보조치 등에 대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비핵심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이 더욱 손쉬워질 전망입니다.2

 

한편 전통적인 금융 차세대시스템의 방법론도 클라우드를 만나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거에 시스템을 구축하는빅뱅방식에서 벗어나 점진적 구축과 함께 클라우드로 핵심 코어뱅킹 시스템을 이전하는 뱅킹 현대화 사업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여전히 금융 핵심업무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해서 금융사들은 고민중입니다.

계정계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해선 핵심업무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과 랜딩 존 운영 및 고도화, DBMS 변경에 따른 설계 최적화 및 데이터 이행 등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전자금융감독규정, 금융분야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를 준수하고 보안 규정을 준수하면서 클라우드를 이관해야 한다는 관리 관점의 부담도 있습니다. 때문에 올해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에선 고가용성, 안정성, 확장성, 보안성 등을 고려한 시스템 구성과 설계에 대한 업계의 고민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줄 요약

1.  민첩성과 안전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금융사의 클라우드 전환 본격화

2.  저축은행 등 중견 금융사 및 대형 트랜잭션이 몰리는 기간의 금융투자업종의 클라우드 전환

3.  망분리 등 금융 당국의 보안 규제 완화로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 전망

 

이상일 기자 (디지털데일리 금융혁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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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Davos Latest: Scholz Says Germany Back on Track After Gas Shock, Bloomberg, 2023.1.18

2.   금융위, 클라우드 이용절차 합리화망분리 규제도 개선, 조선비즈,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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