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넷 인프라 및 도메인 등록 서비스 제공 업체 ‘베리사인(VeriSign)’이 발표한 자료1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모든 최상위 도메인(Top Level Domain)에서 등록된 도메인 이름의 수는 3억 5,400만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2022년 4분기 대비 약350만 개 증가한 수치입니다. ‘.com’과 ‘.net’ 최상위 도메인들도 2023년 1분기 말 기준, 총 1억 7,480만 개의 도메인 이름 등록이 이루어졌습니다. 이처럼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고,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어나면서 등록 도메인의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세상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기본적인 요소인 도메인은 개념적으로 간단하면서도 많은 국가나 단체, 기관들의 이해가 얽히면서 관리가 어렵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메인에 대해 평소 궁금하지만 쉽게 해소하지 못한 질문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메인에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재미있는 주제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도메인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메인
도메인은 가격은 일반적으로 만 원에서 오만원까지 금액대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종종 이를 넘어서 매우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도메인 이름들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도메인 이름은 2014년 미국의 미디어 그룹 개닛(Gannett)이 8억 7,200만 달러, 한화 약 1조 1,500억에 구매한 ‘Cars.com’ 입니다. Cars.com은 지금도 미국 전역에 수백 개 대리점과 연계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닛이 이토록 놀라운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인수할 만큼, 도메인 이름은 초기 사업 안착과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메인 10위 안에 든 도메인 이름과 그 비용입니다.
위 이름들과 같이 도메인 이름이 짧고 간결해 단 몇 초 만에 그 목적이 설명되는 경우, 기업은 이를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큰 돈을 지불합니다. 이처럼 간결하고 좋은 도메인을 초기 만들고 등록하면 비싼 값에 팔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호스팅 전문 기업 혹은 도메인 등록 업체 및 일부 개인들은 도메인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내기도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도메인, 짧은 도메인
일반적으로 도메인의 최대 길이는 253개 문자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는 전체 도메인 이름의 길이를 포함하는 숫자이며, 그리고 최상위 도메인, 확장자를 제외한 2차 도메인 이름만을 고려했을 때, 그 길이는 63자를 넘을 수 없습니다. 종종 홍보나 재미를 목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긴 도메인 이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도메인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멸, 생성되기 때문에 가장 긴 도메인은 그 기록도 변하고 있습니다.
“llanfairpwllgwyngyllgogerychwyrndrobwllllantysiliogogogoch.co.uk” 전체 64자로 구성된 이 도메인 이름은 2002년 세계에서 가장 긴 도메인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었습니다. 영국 웨일스 지방 한 마을과 관련된 이 도메인은 2007년 그 길이를 66자로 늘려 “llanfairpwllgwyngyllgogerychwyrndrobwllllantysiliogogogochuchaf.eu”로 변경했습니다. 또 2006년 원주율, π(파이)의 수치를 도메인 이름으로 등록한 웹사이트가 나타났습니다. 수학자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3.141592653589793238462643383279502884197169399375105820974944592.eu” 위에 소개한 도메인 이름의 기록을 능가한 68자로 등록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도메인 이름은 일반적으로 국가 최상위 코드(ccTLD)를 이용한 두 글자로 구성된 도메인입니다. 예를 들어, "fb.me" (Facebook의 URL 단축 서비스), "t.co" (Twitter의 URL 단축 서비스), "g.co" (Google의 URL 단축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도메인들은 국가 코드를 이용한 최상위 도메인과 결합하여 생성된 도메인으로 ".me"는 몬테네그로의 ccTLD이고, ".co"는 콜롬비아의 ccTLD입니다. 이렇게 국가 코드를 이용한 도메인은 간단하고 쉽게 기억할 수 있어 많은 대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짧은 도메인 이름은 대부분 이미 등록되어 있고, 그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나 중소기업이 쉽게 등록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도메인에 대한 오해 1 – 긴 도메인 이름은 효과적이지 않다?
도메인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더러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메인 이름은 짧고 간결해야 좋다고 알려져 있고, 지난 도메인 콘텐츠에서도 좋은 도메인 이름은 간결하게 짓는 요령들을 소개해 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재미의 목적 외에도 특정 상황이나 기업의 여건에 따라서는 긴 도메인 이름이 더 유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긴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에 대해 보다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업종을 더 특정하거나 구체적인 서비스 영역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특별한 이벤트나 캠페인을 명시적으로 나타내고 싶을 때 긴 도메인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SEO (검색 엔진 최적화) 목적으로 특정 키워드를 포함하면 도메인 이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키워드가 길거나 여러 키워드를 활용할 경우 도메인 이름 역시 길어질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재미를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을 길게 만들 듯,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나 브랜드 구축을 위해 도메인 이름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도메인 이름으로 관심을 유도하고, 홍보 효과를 누리는 목적입니다. 또한, 의미가 중요하게 활용되는 이름이라면, 원하는 짧은 도메인이 이미 기 등록되어 사용 중인 경우, 비슷한 의미를 갖는 더 긴 도메인 이름을 선택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 세계 상위 250개 웹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도메인 이름의 평균 길이는 7~15자인 반면 177개(70%)는 8자 이하였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도메인 이름 조합에는 7자와 2단어가 포함되었습니다. 긴 도메인 이름은 사용자가 기억하기 어렵고, 오타를 입력할 확률이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도메인 이름을 지을 때는 평균적인 기준을 토대로 간결하고, 명료하며,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도메인에 대한 오해 2 - 도메인 소유 vs 임대
도메인에 대하여 많이들 오해하고 있는 두번째 대표적인 부분이 도메인 소유권에 대한 문제입니다. 흔히들 도메인 이름을 '구매'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도메인 이름을 일정 기간 동안 '임대'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설명 드린 바와 같이 도메인 이름은 일정 기간이 끝나면 갱신해야 합니다. 따라서, 도메인 이름은 영구적인 것이 아닙니다. ‘도메인은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들도 있으나, 도메인은 등록 기간이 지나면 갱신이 필요하고, 그 기간 내 갱신하지 않으면 삭제되기도 합니다. 가용성에 대해서도 오인하는 부분 중 하나가 ‘현재 사용되지 않는 도메인 이름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부 도메인 중에는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예약이 되어 있거나 판매 목적으로 특정 단체나, 개인이 보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도메인 이름의 가격이 동일하다’는 오해도 있습니다. 사실, 일부 도메인은 희귀하거나 인기가 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높을 수 있고, 일부 서비스에서 무료 도메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색 엔진 최적화(SEO)와 관련해서도 도메인 이름만으로 검색 순위가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메인 이름은 SEO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며, 검색 순위는 ‘콘텐츠의 질’, ‘키워드’, ‘백링크’,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됩니다.
또한, 도메인 이름을 등록한다고 웹사이트가 자동으로 호스팅 된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웹 호스팅은 별도로 구매하거나 임대해야 합니다. 도메인 이름을 설정할 때 ‘www’가 필수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이는 필수가 아니며 웹사이트 주소를 설정하는 방식에 따라 ‘www’가 없이도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com이나 .net 같은 일반적인 최상위 도메인(TLD)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이나 대상 지역에 따라 다른 TLD나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ccTLD)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도메인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국가의 경제 상황, 인구, 인터넷 규제와 발전 정도, 교육 등 각 환경에 따라 등록 패턴에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들 요인 역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와 수치를 얻기 위해서는 주요 도메인 등록 기관의 웹사이트나 국제적인 인터넷 관련 기구의 발표자료를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메인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 ICANN(전 세계 도메인 이름 시스템 관리 기관), Whois(도메인 이름 또는 IP 주소 등록 정보 조회 툴), KISA(한국인터넷진흥원)-를 통해 도메인 조회 및 등록 정보를 확인, 도메인 이름 등록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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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Verisign Reports Internet Has 354.0 Million Domain Name Registrations at the End of the First Quarter of 2023, Verisign, 2023.06.08